오징어 게임이 미친 영향

2022년 02월 14일

인도네시아 현지 이민심사관을 뽑는 시험장에 동그라미와 네모가 그려진 가면과 분홍색 옷을 착용한 진행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수험자들을 일자로 세우고 시험 장소까지 안내하며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촬영 현장을 방불케 했다. 크리스모노 사무국장은 수험자가 조금 더 편하게 시험을 쳤으면 하는 마음에 진행한 하나의 시험장 이벤트였음을 밝혔다.

이처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 단순히 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분야에서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치는 크고 작은 영향력은 한류 문화의 힘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에 올라온 한국 영화들은 꾸준히 국내외 관심을 받으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물론 작품 각각의 완성도와 개성, 연출에 따라 매번 평가가 갈리지만 '오징어 게임'이 국외로부터의 OTT 서비스 내 한국 컨텐츠에 대한 관심의 지평을 연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따라서 필자는 오징어 게임, 그리고 그 외에도 OTT 서비스에 내걸린 한국 컨텐츠들이 미친 영향이 어떠한지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그들의 고유 명사로 '오징어 게임'을 선택했다.

한국 컨텐츠 확보 경쟁이 일어났다!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OTT 서비스 내 한국 컨텐츠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정말 치열해졌다. 그리고 더욱이 활성화됐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등 세계적인 플랫폼 업체들이 한국에 진출하게 되면서 질 좋고 흥행 가능성이 있는 컨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한 공략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독점 컨텐츠를 선보이며 국내 제작사에게 적지 않은 규모의 투자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징어 게임으로 OTT 서비스 내 K-culture의 힘을 확신한 넷플릭스가 2021년 기준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때문에 국내 중소 기획사는 제작한 작품으로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그를 통한 국내 컨텐츠 산업의 적극적인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사가 '을'이 되는 거 아닐까?

그러나 걱정을 낳고 있는 부분도 있다. 전액 투자나 상당 부분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사실상 해당 작품의 권리가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해 제작사가 자칫 '하도급 업체'로 전락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OTT 서비스의 적극적인 투자가 제작사 특유의 개성을 해칠 수도 있고, 그러면 또 다시 한류 문화 확산 과정에서 한국 컨텐츠 만의 특별함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발생한다.

한국 컨텐츠의 '고유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최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막하며 여러 논란을 낳았는데, 그 중 한국의 문화에 관련하여 발생한 논란은 우리나라 국민들로 하여금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했다.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으며 등장한 조선족의 대표가 논란이 되자 그들은 중국의 소수 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을 표현하기 위해 한복, 갓, 사물놀이 등을 사용한 것이라고 밝히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는 공식적인 행사에,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본인들의 고유한 문화인 것처럼 선전하는 행위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문화의 고유성을 지키는 것은 항상 예민한 부분이자 세계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많은 한국의 컨텐츠들이 작품의 우수성과 영향력을 인정 받으며 여러 나라에 알려지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국내의 중소 제작사가 비용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 개성이 담긴 컨텐츠를 활발히 만들어내는 것 또한 우리 나라 컨텐츠 산업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플랫폼 기업의 결정이 계속 긍정적인 영향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다양하고 개성있는 한국 컨텐츠들이 활발하게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지금, 그들이 시장의 성공을 넘어 역사에 기록되기까지, 계속 대한민국의 것으로 남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참고 문헌

박대의. (2021.10.29). "K콘텐츠 잡아라"…갈수록 뜨거운 OTT 경쟁[기사]. Available :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1/10/1027113/

나리 킴. (2022.02.11). 베이징 동계 올림픽: '말 많고 탈 많은 올림픽?'...온라인에선 감정대립 확산[기사]. Available : https://www.bbc.com/korean/news-60342566

Cover Image : http://mimg.segye.com/content/image/2021/10/25/20211025515652.jpg

박정수

하나고등학교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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