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 마커로 보는 너와 나의 차이

2021년 05월 31일

아침 드라마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오는 친자 확인이나, 법의학, 스릴러 드라마에서의 신원 감식은 모두 DNA의 ‘지문’ 덕분에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마다 고유의 지문을 갖고 있듯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DNA도 유전적 차이를 식별할 수 있는 지문 (DNA fingerprint)이 있는 것이다[1].

생명체의 유전정보는 DNA에 담겨 있고, 사람마다 유전정보는 다르기 때문에 DNA의 염기서열 역시 다르다. 그렇다면 내가 낳은 자식이 알고 보니 나의 자식이 아니었다던가, 혹은 용의자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던가와 같은 사실을 알기 위해선 30억쌍 가까이 되는 염기서열을 처음부터 다 비교해야 하는 것일까? 다행히도 현대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수많은 염기서열 중 일부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개인 간 유전적 차이를 식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STR  (Short Tandem Repeat) 마커를 분석한다.


유전체 다형성과 STR 마커

유전체 다형성 (CNV, Copy Number Variation)이란, DNA가 복제되면서 유전자의 일부가 정상보다 적게 혹은 과도하게 만들어져서 유전자 양에 차이가 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STR 마커가 이런 유전체 다형성을 갖는 부위 중 하나인데, Short Tandem Repeat의 직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2~5개의 짧은 염기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위를 말한다. 개인마다 반복단위의 반복횟수가 다르기 때문에, STR 마커를 포함하는 DNA의 일부를 PCR을 통해 증폭시킨 후, 모세관 전기영동법을 통해 STR 마커의 길이를 비교함으로써 개인 식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STR 마커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주로 친자 확인, 범죄자 검거, 조혈모 세포 이식 후 치료 마커로 쓰이고 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23쌍, 즉 46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이 중 23개는 어머니로부터, 나머지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으므로 자식의 유전자는 절반만큼 부, 모와 각각 일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친자 확인 검사 결과, 15개 내외의 STR을 조사하여 모두 일치하면 99.99% 친자 관계로 보며 돌연변이에 의해 일부 STR 마커가 불일치할 수 있기에 3개 이상에서 차이가 발생하면 친자 관계일 확률이 0에 가까워진다.

또한 범죄현장의 경우,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혈흔 등에서 DNA를 추출한 후 각 용의자로부터 DNA를 추출해 STR 마커를 비교해보면 동일한 패턴의 형성 여부에 따라 동일인인지 확인할 수 있다[1].

조혈모세포 이식 후 치료 마커로서의 STR 마커

조혈모세포 이식시 일반적인 ABO 혈액형 검사 (ABO typing), 불규칙 항체 선별검사 (irregular antibody screening) 등 일반 검사 외에도 Chimerism 분석을 위한 STR 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이식 전후에 시행된다. Chimerism 검사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 환자의 체내에서 이식편의 생착과 탈락 등의 변화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현재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STR 마커를 이용해 공여자와 환자의 세포를 감별하는 것이다.

특정 STR 마커를 증폭할 수 있는 프라이머를 이용해 증폭시키면, 반복 단위의 반복횟수에 차이를 peak 의 위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성공적인 조혈모 세포 이식이 이루어지면, 환자의 암세포의 증식이 다시 발생하지 않아 공여자의 peak 위치와 동일한 상태를 보이므로 이를 통해 치료 추적 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Complete Chimerism은 환자의 세포가 이식 후 완전히 공여자의 세포로 바뀐 상태를, Mixed Chimerism은 환자와 공여자의 세포가 공존하는 부분 대체 상태를, Split Chimerism은 세포의 계열에 따라 Chimerism 상태가 다른 경우를 의미한다.

T 세포와 B 세포의 경우, 환자의 peak 위치가 달라졌고, 완전히 공여자의 peak 위치와 동일하므로, complete chimerism을 보이지만, Myeloid 에서는 20% chimerism으로 Mixed chimerism을 보인다. 이렇듯 세포 계열간 Chimerism 수준 차이가 존재하므로, Split chimerism 상태라고 할 수 있다.

STR 검사를 실시한 이후 이를 분석하는 방법, 즉 Recipient chimerism percentage를 구하는 방법은 공여자와 환자의 각가의 peak 면적을 구한 후 환자/공여자의 peak 면적의 합을 전체 peak 면적의 합으로 나누어 백분율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치로 chimerism 상태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2].


다음편에서..

이러한 STR 마커의 다양한 쓰임새에도 불구하고, STR 마커가 사용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한 예로 오랜 시간이 지나 분해됐거나, 조각 나 있는 유전자는 길이가 짧아져 상대적으로 긴 STR 마커로 검사를 할 수가 없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많은 범죄 현장에서 STR 마커가 쓰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체가 유기돼 백골화가 심하게 진행된 경우는 STR 마커를 활용할 수 없어 신원 확인이 불가하다. 이런 경우는 대조가 가능한 STR 마커를 찾기 힘들다는 것뿐만 아니라 모세관 전기영동 (CE)장치로 분석하는 것도 힘들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모세관 전기영동 장치는 염기쌍이 300개 이상 돼야 분석가능하도록 설계되었기에 고의에 의해서든, 자연에 의해서든 분해돼 길이가 짧아진 유전자를 분석하기는 어렵다[3].

이때 사용하게 되는 것이, STR 마커보다 염기서열이 짧은 SNP 마커이다. 다음 편에서는 SNP 마커와 이를 분석하는 MPS, 그리고 모세관 전기영동법 (CE)의 한계를 극복한 NGS 분석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4].

출처

[1] 김준래. (2016.10.17). The Science Times [Online]. Available:https://www.sciencetimes.co.kr/news/유전자에도-지문이-있다/

[2]강형진 외19명, "조혈모세포이식의 기초", 조혈모세포이식의 실제, pp.23-26, 08,2016.

[3] 김진호. (2017.09.06). 동아사이언스 [Online]. Available: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9644

[4] 김은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상염색체 STR 유전자의 염기서열변이 분석과 혼합시료 분석에의 활용", Ph.D. dissertation, 연세대학교 대학원, 연세대학교, 2014.

그림1. https://2wordspm.com/2018/10/04/유전학-중요개념-정리-tandem-repeat-str-and-vntr/

그림2. http://contents.kocw.net/KOCW/document/2015/chungang/kimdaehwan/10.pdf

그림3.https://www.medric.or.kr/Uploads/BLibrary/handbook_20th.pdf

그림4. https://www.nature.com/articles/2402854

박수진

하나고등학교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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