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범죄 #1] 돈세탁(자금세탁)이란?
화이트칼라범죄
화이트칼라범죄의 개념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이를 이용하여서 비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미 연방수사국 (FBI) 등 다수 형사기관에서는 공공 부패(public corruption), 돈세탁(money laundering), 기업 사기(corporate fraud), 증권 및 상품 사기(securities and commodities fraud)등을 화이트칼라범죄로 분류하고 있다. 공공 부패, 기업사기 등은 폭행, 상해와 같은 강력범죄와 다르게 그 대상이 한사람으로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이를 단순 사회구조적 문제로 파악하기 쉬운데, 이 범죄들을 통해 개개인이 재산, 명예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화이트칼라범죄는 그 심각성이 개인, 사회차원에서 강력범죄 만큼 크다. 동시에 화이트칼라범죄는 그 정확한 정의는 대부분 국가의 경우 형법에 화이트칼라 범죄를 따로 지정해 놓지 않은 점, 명칭의 유래가 서덜랜드라는 학자가 단독적으로 고안한 점 등에 따라 그 종류와 유형에 대한 논쟁, 양형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화이트칼라범죄] 연재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화이트칼라범죄에 대해 다룰 예정이고 첫 번째 연재화 에서는 대표적인 화이트칼라범죄중 하나인 돈세탁에 대해 다루겠다.
돈세탁의 개념
돈세탁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한 예시를 들어보겠다. 어떤 사람이 하얀 옷을 입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보자. 당연히 범죄현장에 있던 피, 특정 물질 등의 떼가 옷에 묻을 것이다. 경찰은 이 흰옷에 묻은 떼를 보고 국립과학 수사원에 조사를 의뢰하면 이 사람이 어디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정보역시 입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범죄자 입장에서 자신의 행적을 숨기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될까. 방법은 간단하다. 세탁기에 흰옷을 넣고 오랫동안 빨아버리면 되는것이다. 돈세탁은 이와 매우 유사하다. 우리가 흔히 돈을 사용하면 어떤 형태로든 그 자취가 남는다. 여기서 국가는 계좌추적 등을 통해 돈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기에, 돈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기업, 단체, 개인 등은 이를 피하기 위해 그 돈의 자취를 세탁해버리는 것이다. 한 드라마에서는 돈세탁을 떼묻은 달러화를 가져다가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연출을 선보이는데, 이는 돈세탁을 매우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돈세탁 유형
돈세탁을 하는 방법은 계좌추적이 정밀해짐에 따라서 날이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돈세탁은 큰 틀에서 다음과 같은 원리로 작동이 된다. <1. 먼저 돈을 불법적인 수단으로 취득하게 되면 이를 내가 아닌 누군가의 손을 거치게 만든다. 2. 이후 누군가의 손을 거친 돈을 또 다른 누군가의 손을 거치게 하거나 아니면 그 상태로 그 돈을 되찾아 온다. 3.이렇게 되어 돌아온 돈은 취득경로를 추적하기가 애매하기에 돈이 세탁되는 것이다.> 여기서 '누군가'를 어떤방식으로 어떻게 누구를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돈세탁의 수법을 무궁무진하게 다양해진다.
1.카지노를 이용한 돈세탁 :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거물 법조 브로커로 활동한 윤상림씨는 강원랜드를 이용한 돈세탁을 진행했다. 그는 법조인들로 부터 협박을 통한 수사무마 등의 대가로 검은돈을 챙겼는데, 이 자취를 숨기기 위해 그 돈을 강원랜드에 가져간 후, 칩 교환, 강원랜드 내 수표교환등의 과정을 거쳤다. 이는 카지노가 돈이 그 출처를 알 수 없게 오고간다는 특성을 이용해 위에 언급한 '누군가'를 카지노로 설정한 것이다.
2.스위스 은행을 이용한 돈세탁 : 스위스 은행들을 이용한 돈세탁은 매체에서도 매우 많이 소개되는 방법이다. 스위스 은행들의 경우 고객의 비밀유지를 철저하게 보장한다. 따라서 만약 돈을 추적한다고 해도 스위스 은행들을 거친 돈은 스위스 은행들이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 출처가 물음표가 되어버린다. 스위스 은행들은 실제 수많은 국가로부터 돈세탁의 본거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마피아등 폭력조직들의 자금세탁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부분적인 문제해결만 되어질 뿐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3.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 최근 마약거래상, 불법무기 거래상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1년간 마약 거래상중 20%정도가 비트코인을 이용한 돈세탁을 통해 돈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돈세탁 방법은 '코인믹싱'이라 칭해지는데 이는 비트코인이 계좌를 이동할 때마다 고유번호가 바뀌는 점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1코인을 송금할 때 그것을 0.1코인 단위로 쪼개서 각각을 다른 계좌에 송금해버리면 고유번호와 금액이 바뀌기에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추적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근절하기 위한 노력
돈세탁이 성공했을 시 불법적인 경제활동을 한 자취가 숨겨지기에 이는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 범세계적으로 이 돈세탁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과거에서 부터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과거 김영삼 정부때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실행한 금융실명제, 국제 자금세탁 방지기구(FATF)의 설립 및 활동이 그 예시가 될 수 있겠다. 또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이 증가함에 따라서 이에 관련된 규제, 입법이 끊임없이 진행 중이며 돈세탁의 길을 좁혀나가고 있다.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