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의 공존, 위드 코로나

사회과학 2021년 09월 12일

2020년 초부터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며 전 인류는 오랜 봉쇄와 완전히 전환된 생활 방식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두된 개념이 바로 장기화된 상황에서 질병의 완전한 종식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단계적으로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며 전염병과의 공존을 도모하자는 '위드 코로나'이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 역시 백신 접종과 함께 상황이 진정되어 나감에 따라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시점을 10월 말쯤으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국 백신 완전 접종자가 2천만 명을 돌파하며 코로나와의 '공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 속, 우리는 다시금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의 전환

2020년 후반, 각국의 여러 제약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으면서 전 지구촌은 팬데믹 종식에 대한 큰 기대감을 보였다. 국민의 대다수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 면역 체계를 형성하여 일상을 회복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2020년 10월 인도에서 시작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공격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백신을 맞았음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의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언제까지고 기약 없는 종식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백신을 맞은 이들은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경증만으로 지나간다는 것이 확인되며 백신 접종 후 독감 이하의 치명률로, 감기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면 이제는 정상적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계속해서 더 심한 증상, 더 강한 전염력을 보이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있어 바이러스를 완전 박멸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막대한 사회,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강도 높은 현재의 방역 체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위드 코로나' 국민 여론조사 결과

한국 신용 데이터자료 속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도 대비 최대 10%p 감소했으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영업자의 21년 1분기 대출 액수 역시 전년도 동분기에 비해 18%p(약 132조 원) 증가했다. 이외에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코로나 유행 전에 비해 국민의 우울과 불안 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하는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은 물론 전 국민의 생활에 적신호가 켜지며 '위드 코로나'를 통한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7일 발표한 위 사진 속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과반을 뛰어넘는 다수의 국민이 '위드 코로나' 방역 체제로 전환하기를 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방역 체제로 인해 위 자료에서 보이듯 생계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물론,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피로감을 느낀 다수의 국민의 바람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여러 국가들의 위드 코로나

영국은 가장 대표적인 '위드 코로나 국가'의 사례다. 영국은 성인 50%가 완전 접종을 완료한 7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는데, 단번에 방역 규제를 철폐하여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과 모임 인원 제한을 풀고 보통 가장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방역 조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까지 해제했다. 단번에 일상으로 복귀하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현재는 봉쇄 권한을 없애고 백신 여권 도입 계획까지 삭제하며 규제는 더 풀고, 백신 접종을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은 늘고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과감한 규제 완화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도 1%에 못 미쳤던 영국의 코로나 사망률은 최근 1.9%까지 높아졌다. 또 한때 1천명 대까지 내려갔던 신규 확진자 수 역시 일일 약 4만 명을 넘나들며 연일 치솟는 확진자 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8월 21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한 축구 경기의 모습. 거의 모든 관중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모든 규제를 단번에 해제한 영국의 정책과 달리, 싱가포르는 점진적인 방역 완화라는 카드와 함께 '위드 코로나 국가' 대열에 들어섰다. 전 국민의 약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접종률에 도달한 것은 물론, 9월 말부터 진행할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보다 1회를 더한 3차 추가 접종인 부스터 샷과 전 국민 대상 자가진단 키트 배포 계획을 밝혔다. 싱가포르는 팬데믹 초기 감염자 수 0명을 목표로 진행되던 엄격한 방역 체제에서 8월부터 방역 체제를 한 단계씩 천천히 낮추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아직 의무지만, 모임 인원 제한은 2명에서 5명으로 완화, 500인 이상의 행사를 허가하는 등 서서히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9월 12일 기준 싱가포르의 신규 확진자 수는 535명이다. 물론 방역 단계가 이전에 비해 완화되면서 확진자 수 자체는 증가했으나 중증환자는 23명,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의 위독 환자는 단 6명으로 이전과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의 9월 4일 기준 싱가포르의 코로나 치명률은 0.08%로, 한국의 치명률(0.89%)과 독감 치명률(0.1%)보다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높은 백신 접종률이 바탕이 되어 중증 환자 수의 추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표를 통해 점진적으로 방역 단계를 조절하고, 결과적으로 일상으로의 복귀를 지향하는 싱가포르의 위드 코로나 정책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앞으로도 현재와 같이 중증 환자 수가 큰 변화가 없다면, 나머지 방역 조치 역시 이달 말부터 대부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확진자 수가 1년여 만에 가장 많은 수치라는 점과 지역감염 사례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델타변이 확산이 계속되는 상황 속 위드 코로나 체제를 계속 유지해도 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형 위드 코로나?

지구촌 곳곳의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도 방역 체계의 전환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통한 팬데믹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는 오늘, 싱가포르나 영국과 같은 선제 도입국들의 상황과 향후 확진자 추이를 지켜보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코로나 이전의 소중했던 일상을 회복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참고 문헌

[1] SBS, (2021, September 11). '위드 코로나'로 전환 시도?…'노 마스크'는 아니다 [Online]. Available: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461356&plink=ORI&cooper=NAVER

[2] YTN, (2021, September 12). 백신 접종 독려하는 싱가포르식 점진적 '위드 코로나' [Online]. Available: https://www.ytn.co.kr/_ln/0104_202109120101392741

[3] YTN, (2021, September 9). 한국형 위드 코로나 방식은?...선도입 영국·싱가포르는 '흔들' [Online]. Available: https://www.ytn.co.kr/_ln/0103_202109092054234544

그림 1. https://www.yna.co.kr/view/AKR20210907068700530

그림 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5264

Cover Image. https://unsplash.com/photos/qmB-5TJ8IiM

김하원

하나고등학교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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