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성장, 그리고 선과 악

애니메이션 2021년 06월 24일

이번에는 애니메이션을 감독의 의도 및 작품의 지향점에 맞춰 분석할 예정이다. 소개할 애니메이션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리뷰를 보았던 경험이 있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다. 본 기사에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분석하려고 한다.

사진 1.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포스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우선 그 당시의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독창적인 세계관과 무수히 많은 상징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상징들은 하나같이 감독의 의도성 하에 치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으며 최종 키워드에 도달하기까지 상호관계를 주고받는다.

우선 첫번째 키워드는 전쟁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전쟁이라는 소재가 많이 등장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에서도 전쟁은 매우 중요한 스토리의 핵심 소재로 작용한다. 이 세계관은 두개의 제국이 존재하고 현재 서로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 사이에서 하울의 성은 두 도시를 움직이며 넘나들 수 있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리고 하울은 젠킹스와 펜드래곤이라는 가명을 쓰며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면서 두 나라와 교류를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두 나라로부터 전쟁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온다. 이렇게 두가지 나라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찾을 수 있다.

사진 2.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도시의 모습

비행선이 마구 날아다니고, 마법이 실제로 존재하며 매우 진보한 기술을 갖고 있는 유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설계한 작가는 그와 동시에 전쟁을 계속하며 무수한 희생이 치러지고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지식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구를 위해서만 움직이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남을 신경쓰지 않는 현대인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3.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등장하는 마법사

여기서 우리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마법사라는 존재가 현대의 지식인이라는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갖고있는 부정한 생각에 관한  키워드도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다음으로는 하울과 소피의 성장이라는 주제이다. 우선 소피는 자신의 여성적인 아름다움에 관한 확신이 없는 사람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마녀가 건 저주인 할머니로 보이는 저주가 걸려 있음에도 하울이라는 존재의 곁에서 안정을 찾거나 사랑받는다는 확신이 있을때는 가끔씩 젊은 얼굴이 나오던 것은 바로 그런 확신에 관한 시각적인 암시라고 할 수 있다.

사진 4. 소피의 얼굴이 돌아온 모습

이와 조금 다르게 하울은 자신이 의지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하울은 자신이 정한 정의라는 개념에 맞게 싸우기 위해 켈시퍼와 계약을 맺고 위대한 마법사가 된다. 하지만 그는 그 과정에서 마왕이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여기서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그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라는 니체의 유명한 문구가 생각나는 인문학 분야의 독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하울이 이 상황에 처했던 것이다. 작가는그런 그가 소피를 만나면서 내면의 성장을 이뤄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서 인간이란 누군가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을 위로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하는 영화라고 본 영화를 정리하게 되었다.

소소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많이들 놓쳤을 부분이 하나 존재한다. 주제의식과는 크게 관련있지는 않지만 이해에 필요한 부분이다. 첫만남에서 소피에게 하울은 '한참동안 찾아다녔잖아'라고 말을 건넨다. 그것을 기억하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으로 가면 소피가 하울에게 미래에서 기다려, 꼭 찾으러 갈께. 라고 말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런 루프를 계속 반복한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OST가 '인생의 회전목마' 라는 제목인 이유를 알 수 있다.

사진 5. 인생의 회전목마

끝으로 명대사를 하나 고르고 마무리하려 한다. 이 영화에서는 전쟁을 반대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사상도 드러나고 여러가지 현실비판적인 소재가 많은 영화이지만 몇번을 다시 보더라도 결국 주된 내용은 소피와 하울의 내면의 성장이라고 정리하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보게 된 명대사는

사진 6. 소피와 하울의 성장

“난 평생을 쫒겨왔어. 하지만 이제 지킬게 생겼어. 바로 너야.” 이다. 진정한 선과 악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자신의 정의를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또다른 주제의식에 관해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아직도 남아있는 영화라고 본다.

참고문헌

사진 1: http://kobis.or.kr/upload/up_img/cleansing/x00/01/02/thumb_x640/thn_mov_20040756_39475.jpg

사진 2, 3, 4, 5, 6: 영화 내 등장

신종화

하나고등학교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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