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가이드, 뇌지도 #2

생물학 2020년 12월 06일

현재까지 발달한 뇌지도는 대표적으로 허혈 뇌지도, 태아 뇌지도, 커넥톰 뇌지도가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허혈 뇌지도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허혈성 뇌졸중을 알아보자.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은 뇌혈관의 막힘으로 인해 뇌 혈류의 감소로 뇌 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경색과 일과성 허혈성 발작으로 나눌 수 있다. 원인으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부정맥, 모야모야병, 호모시스테인혈증 등이 있다. 증상은 편측마비, 안면마비, 감각이상, 실인증, 실어증, 시야장애, 의식 소실 등이 있고 전조 증상이 있다고 해도 일시적이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쉽지 앟다.

이런 허혈성 뇌졸중의 제대로된 진단을 위해 허혈 뇌지도가 개발되었다. 2011년부터 전국 11개의 대학병원이 10개월 동안 '처음 생긴 급성 뇌경색'으로 입원환 2,699명의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MRI 영상을 찍어 제작되었다. 촬영된 MRI 영상을 표준 뇌 템플릿에 옮겨 개개인의 뇌혈관 위험인자를 분석했고, 총 5년간의 노력으로 세계 최초로 완성되었다. 이 허혈성 뇌지도는 미국뇌졸중학회 학술지인 '스트로크(Stroke)'의 12월호에 기재되기도 했다.

이 뇌지도는 허혈 손상의 심한 정도를 등급화한 표준 자료로 1등부터 100등까지 환자의 허혈성 뇌 손상의 크기와 위치를 알 수 있게끔 나타냈다. 또, 한국인에 특화된 뇌지도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만성 허혈 뇌손상의 정도를 MRI를 통해 '없다/조금 있다/많다/아주 많다'로만 구분할 수 있었다. 그에 따라 환자의 질병 상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을 뿐더러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 뇌지도를 통해 국민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었고 연령대별로 뇌지도가 제공되어 만성 허혈 뇌손상에 대한 '뇌 건강나이'를 아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전국 11개 대학병원이 만든 허혈 뇌지도

태아 뇌지도

태아 뇌지도는 초기 성장과정에 있는 태아의 뇌지도다. 즉 자궁 속 태아부터 출생 직전까지의 뇌를 스캔한 뇌지도다. 이 뇌지도는 유럽연구이사회(ERC)에서 2013년부터 인간 발육 커넥톰 프로젝트(Developing Human Connectome Project)의 이름으로 옥스퍼드대, 킹스칼리지런던,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등과 함께 진행했다. 40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시기별 뇌 발달 상황을 추적하며 태아의 수면 상황에서의 뇌를 스캔해 초고해상도 뇌지도를 만들었다. 잠자는 태아의 뇌 사진 1,00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 500장은 태아 속의 뇌 상태를 스캔한 것이다.

이 뇌지도를 통해 자폐증(Autism), 뇌성마비, 주의력 결핍 장애와 같이 주로 임신 도중 발생하는 질환에 대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 뇌지도 제작 과정에서 몇몇 태아가 자폐증 등의 뇌질환에 노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연구이사회(ERC)에서 제작한 태아 뇌지도

커넥톰 뇌지도

2009년 7월 미 국립보건원(NIH)는 ‘인간 커넥톰 프로젝트(HCP, Human Connectome Project)’를 시작했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의 공동연구진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연구팀은 쌍둥이를 포함해 1,20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뇌를 스캔하고 뇌 내부 신경회로의 접속 상태 차이나 인지 능력에서의 표현 방법을 조사했다.

처음으로 완성된 커넥톰은 예쁜꼬마선충의 뇌지도다. 1987년, 남아프리카의 생물학자인 시드니 브레너와 연구팀은 런던 왕립학회 철학 회보에 <벌레의 마음(The mind of a worm)>이라는 부제로 예쁜꼬마선충의 뉴런의 연결망을 포함한 논문을 발표했다. 1mm의 벌레 한 마리에 있는 302개의 신경세포지만, 벌레를 50nm 두께로 잘라서 수작업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 커넥톰은 다음과 같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뉴런의 지도를 컴퓨터에 입력해 시각화했더니, 화면 속 벌레는 실제의 벌레와 똑같이 행동했다. 또, 예쁜꼬마선충의 커넥톰을 레고의 조립로봇인 마인드스톰 EV3에 입력했더니, 로봇은 장애물이 있으면 피해가도록 설계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장애물에서 떨어졌다.

예쁜꼬마선충의 커넥톰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old Spring Harbor Laboratory)에서는 척추동물의 뇌회로에 대한 지도 작성의 첫 번째 단계로 쥐의 뇌 회로를 연구하는 ‘실험쥐 뇌건축 프로젝트(Mouse Brain Architecture Project, MBA)’를 진행 중이다. 2011년에는 쥐 망막의 커넥톰 일부와 시각 피질 일부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고 2006년에는 생쥐 뇌의 40%를, 2007년 쥐의 뇌를 100% 시뮬레이션했다.

다른 뇌지도로는 2016년 7월 여러 대학의 연구자가 참여해 완성된 180개의 영역으로 이뤄진 대뇌피질 뇌지도가 있다. 그중 하나는 55b 영역으로 언어를 관장하는 부위로 추측되는 부위이다. 하지만 이곳에 뉴런이 얼마나 있는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09년에는 사람 대뇌피질의 1%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성공했고 2011년 8월 시냅스(SyNAPSE) 연구 성과도 발표했다. 시냅스 프로젝트는 사람 뇌를 본뜬 컴퓨터 칩을 만드는 것으로 모다는 256개의 뉴런이 수십만 개의 시냅스를 통해 연결된 칩을 개발해 사람과 같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AI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참고문헌

그림 1 :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41231.990011247436408

그림 2 : https://www.sciencetimes.co.kr/news/세계-최초-태아-뇌지도-완성/

그림 3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22&aid=0002658551

이은채

하나고등학교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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