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빅데이터의 편향성] #1. 금융/마케팅 분야
기존의 기업은 최고경영자의 직감에 의존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발달하면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부상하는 전략'의 활용성도 높아지고 있다. 빅데이터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장성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경영의 세부 요소에는 금융/재무, 마케팅, 인사조직, 생산서비스운영 등이 있는데, 이 중 금융과 마케팅 분야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사례를 알아보자.
1. 금융 빅데이터
금융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빅데이터의 활용이 아직까지는 그리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금융산업은 전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만큼, 정말 많은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어서 활용성이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빅데이터는 금융상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지하여 개발, 추천에 이르기까지 빅데이터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신용평가 모델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금융산업의 특성상 리스크가 큰 상품, 서비스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서 리스크 관리,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모델을 개발할 때도 빅데이터가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빅데이터 적용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아서 활용이 늦어지고 있다. 데이터의 무분별한 사용을 경계해야하지만, 빅데이터 활용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수준으로 보안조치를 해야할지, 어느 정보까지 활용하게 해야할지 등의 기준이 명확히 수립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 마케팅과 빅데이터: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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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빅데이터로 인해 모든 서비스가 맞춤형, 개인화된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에는 사람들이 무엇을 검색했고, 어떤 광고에 이끌려서 이 제품을 사게 되었는지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에 카드사에서는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한 예로 신한카드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오픈하였다. 우리가 어떤 카드사를 사용할지 결정하는 데에는 그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얼마나 누릴 수 있는 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 신한카드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TPO 즉, Time, place, occasion을 예측해서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맞춤 혜택을 제공한다. 월 단위, 주 단위의 혜택이 아니라 고객의 현재 상황에 딱 알맞는 실시간 혜택 제공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신한카드는 날씨, 고객이 이동한 지역의 상권 등이 실시간으로 서비스에 반영된다. -
유통사
아마존의 성공전략을 하나만 꼽자면 '데이터 분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존에는 소비자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AI인 Amabot이 있다. 소비자들이 사이트에 접속해있는 동안 어떤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마우스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와 같은 행동정보 데이터를 수집한다. 아마봇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들이 보는 컴퓨터 화면에 상품을 보이도록 한다. 물론 고객별로 페이지에 보이는 상품 구성도 다르며, 소비자가 더 많이 사용할수록 그만큼 데이터가 축적되어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추천 상품목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출이 증가하고, 소비자의 만족 또한 증가하여 일석이조이다. -
의료계
의료계에서도 빅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플랫폼은 미국의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 Like Me)'이다. 미국의 페이션츠라이크미는 환자의 거대 소셜 네트워크이자 환자의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2가지 비즈니스 모델은 환자가 제공한 투여량, 부작용, 증세, 가족력, 연령, 신체정보 등을 익명화해서 제약사와 연구기관 등에 유료로 판매하는 것, 그리고 제약사의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매칭해주는 것이다. 이를 마케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
'닥터 바빌론 헬스'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AI가 의사의 역할을 대신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이들의 의료 빅데이터를 모으면 어디가 어떻게 아플 때 무슨 병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개인화된 치료법까지 추천해줄 수 있는 것이다. 바빌론 헬스 신체의 증상이나 질환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모바일을 통해 질문하면 인공지능이 기존의 의학 자료를 통해 적절한 답변을 제시한다. 특히 국가면적이 넓거나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는 병원이 집 근처에 있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수 있다.
3. 편향성의 양면
하지만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되는 데이터가 편향되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 광고를 할 때, 처음에는 이 광고가 남성에게는 아예 뜨지 않을 수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성인여성, 그리고 여성 청소년들에게만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AI의 편향성은 '남자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라는 사회적 편견을 오히려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의 편향성이 꼭 나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을 적중하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이며, 완전히 중립적인 모델을 만들면 좀 더 나은 성과를 도출할 지는 모르지만, 충분한 양의 훈련 데이터를 선별하는 데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고 훨씬 더 심도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 즉, AI의 편향성을 해결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최근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AI 챗봇'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챗봇은 사람들이 흔히 뱉는 편견 가득한 말을 학습한 후 이를 그대로 내뱉어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도 한다. 하나의 사례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 성적인 대화 등으로 1달 만에 서비스가 중단 되었다. 또한 MIT가 개발한 '사이코패스 AI'는 인공지능에게 반사회적, 반인륜적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사이코패스처럼 사고하는 AI가 탄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위에서 든 사례는 고객경험이 어느정도 제한되는 사소한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공지능의 편향성이 사회, 윤리적 문제를 낳는다면 이는 꼭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참고문헌
금융위원회 공식 블로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725650&memberNo=1440412
정일영. "국내외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창업동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