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건 딱 질색, 야맹증
영화관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도중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 나왔던 경험이 다들 한 번 정도는 있을 것이다. 웬만해서는 나가는 길을 잘 찾아가지만, 이 야맹증이 있다면 그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심한 야맹증을 앓고 있을 경우에는 밤 늦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도 하다. 그렇다면 야맹증은 왜 생기는 것이고,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야맹증이란 무엇일까?
야맹증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갈 때 적응을 하지 못하여서 앞이 보이지 않고, 희미한 불빛 아래나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운 증상을 말한다.
보통 우리의 눈은 우리 눈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갈 때 처음에는 주위가 보이지 않다가 점차 적응되면 앞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망막의 시세포가 변화하여 가능한 것이다. 처음에는 감도가 높아진 망막의 원뿔 세포에 의해, 이후에는 막대 세포에 의해 어두운 곳에 적응이 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래서 왜 생기는 것일까?
야맹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타민 A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안구를 구성하는 조직 중에서 망막은 빛, 색, 형태 등을 감지하여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감각기이다. 망막을 구성하는 세포 중 하나인 시세포가 안구 내로 들어온 빛을 감지하고, 이 빛 정보는 다시 전기 정보로 전환되어 시신경을 거치고 뇌로 전달된다.
그리고 시세포는 다시 막대 세포와 원뿔 세포로 나뉘는데, 막대 세포는 물체의 명암을 구별하며, 원뿔 세포는 물체의 형태와 색을 인식한다. 만약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막대 세포에 있는 로돕신의 재합성이 어려워져서 야맹증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서 로돕신이란 빛에 의해 분해되는 시각 물질을 말한다. 어두워져도 계속 빛을 감지하려면 분해된 로돕신이 지속적으로 재합성 되어야 한다.
유전성이 강한 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이 발생한 경우, 대낮에는 잘 보이지만 어두워지기만 하면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시야 검사를 진행하면 주변 시야의 협착까지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병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눈의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고, 이 실명은 아쉽게도 현재 기술로는 치료하기가 어렵다. [1]
여기서 잠깐, 망막 색소 변성증이란?
망막 색소 변성증은 눈에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망막에 색소가 쌓이면서 망막의 기능이 소실되는 유전성 질환을 의미한다. 망막 색소 변성증 환자는 시각 세포가 손상되면서 점차 시야가 좁아지며, 끝내 시력을 잃게 된다.
이 질병의 원인은 시각 세포 내에서 빛을 전기 신호로 전환하는 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결함이 생긴 것이다. 가족력이 없는 사람 중에서 돌발적으로 이 질환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초기 증상으로는 야맹증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질환이 점차 진행되면, 터널처럼 가운데만 보이는 터널 시야가 생기게 되며 시야가 희미해지고, 끝내 글을 읽지 못하거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이 질병은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는 아직 어렵다고 한다. 다만, 시력이 자외선에 의해서 손상되지 않도록 선글라스나 교정 안경을 착용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 A, 비타민 E, 루테인과 같은 항산화제의 복용은 망막변성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2] 현재 유전자 치료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에 있으니 과학 기술의 발전에 희망을 걸어볼 만 하다.
어떻게 진단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야맹증은 여러 임상 양상과 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증상의 발생 시기, 가족력에 관한 정보가 진단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널리 쓰이는 방법인 안저 검사를 통해 구조적 이상을 관찰하거나, 망막전위도 검사, 암순응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통해 기능적인 이상을 알아볼 수 있다. 야맹증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안과를 직접 방문하여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3]
여기서 잠깐, 안저 검사란?
일단, 안저란 동공을 통해 볼 때 확인되는 안구의 안쪽면을 말하며, 눈을 통해 시각정보가 들어오면 안저의 일부분인 망막의 신경세포로 전달되어 물체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안저를 카메라로 관찰하는 방법을 안저검사라 합니다. 동공을 통해 들여다보면서 눈의 안쪽에 생긴 이상 부위를 살펴볼 수 있으며, 검사를 함으로써 여러 가지 안질환을 진단하거나 질환의 진행상태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동공이 작거나 동공을 확대하지 않고 검사를 시행하면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만을 관찰 가능하여, 경우에 따라 산동(동공이 확대되는 현상)을 시행한 후 안저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4]
이제는...
이 글을 읽기 전까지는 야맹증이 다른 질병들에 비해 약하고, 또 별 신경 안 써도 되는 증상으로 넘겼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지만, 야맹증을 일으키는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인한 실명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제는 야맹증이 더 이상 무시하지 못 할 질병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앞으로는 평소에 비타민 A와 관련된 식품이나 영양제를 섭취하여 지혜롭게 우리들의 눈을 지키자.
참고문헌
[1] 서울아산병원. “야맹증: 질환백과: 의료정보: 건강정보: 서울아산병원” [Online]. Available : http://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241&tabIndex=0
[2] 서울아산병원. “망막색소변성증: 질환백과: 의료정보: 건강정보: 서울아산병원” [Online]. Available: http://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244.
[3] 서울아산병원. “야맹증: 질환백과: 의료정보: 건강정보: 서울아산병원” [Online]. Available : http://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241&tabIndex=0
[4] 서울아산병원. “안저검사: 질환백과: 의료정보: 건강정보: 서울아산병원” [Online]. Available : http://amc.seoul.kr/asan/healthinfo/management/managementDetail.do?managementId=414
Cover image : https://pixabay.com/ko/photos/%EC%96%B4%EB%91%90%EC%9A%B4-%ED%84%B0%EB%84%90-%EC%82%AC%EB%9E%8C%EB%93%A4-%EB%82%A8%EC%9E%90-2568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