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패턴과 여러 biomarker 후보-통증 biomarker (3)
앞선 두 개의 글을 통해 통증의 표식자에 해당하는 ‘pain biomarker’를 찾기 위한 여러 학술 모임과, 연구 성과, 그리고 지름까지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biomarker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뇌영상 분석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들 방법들이 완벽한 방법도 아니고, 아직 법적으로 인정받을 정도의 객관성을 띠지도 못한다. 본 연재의 마지막 글로써, 최근 관심을 받고 연구가 시작된 biomarker 후보들에 대해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성과를 살펴보자.
2018년 11월에 미국의 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통증 biomarker의 연구 개발과 관련된 워크숍이 열려서 이 분야 과학자들이 이틀간 통증 biomarker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다양한 지식과 의견을 교환하였다.[1][2] 앞서 언급한 뇌영상 이외에도 유전자 표식자, 통증 관련 약물에 대한 신체적인 반응, 수면 패턴 변화 등 여러 biomarker 후보들이 다루어졌다.[3]
수면 패턴의 연구

하버드 의대의 Clifford Woolf 박사는 수면 패턴의 변화가 pain biomarker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2] 병적인 신경통의 특징인 nociceptive neuron (통각 뉴런)의 이상 신호에 의해 발생되는 자발적인 통증으로 인해 수면 패턴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Woolf 박사는 통증으로 인한 신경 이상 신호에 영향을 받는 수면 중 뇌파를 분석하였다. 신경통 모델로 제작된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비렘수면 중 일시적인 각성 상태가 발생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4] 이런 각성 유도 현상은 대조군 동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실험군 쥐에서 통증 과민성(pain hypersensitivity)이 시작되는 시점과 각성 전환 시점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진통제를 투여하면 이런 수면 방해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점도 관찰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실험군 쥐 모델에서 수면박탈을 시켰을 때 뇌파와 근전도 검사에서 통증 과민성(민감도)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Woolf 박사는 이런 실험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발적인 통증에 대한 biomarker로 비렘수면 중 일시적인 각성 현상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임상 연구중인 통증 biomaker들
다음 표는 임상에서 사용중인 통증 biomarker들을 소개한 표이다. 실제 임상에서 이들 biomarker를 이용하려면 이 표지자로 측정할 수 있는 통증 기전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필요하며, 현재 biomarker의 민감도와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5]

위 표에서 한가지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만성 허리 통증 (chronic back pain)에서는 신경성장인자(nerve growth factor, NGF)를 biomarker로 이용할 수 있다. NGF는 신경조직의 분화, 활성을 나타내는 사이토카인성 펩타이드 인자로, 사람에서 통각수용기의 신경 활성을 조절한다. 여러 만성 통증 질환에서는 NGF 수치가 증가하고, 이들 환자에서 NGF를 억제하면 통증이 감소한다. 만성 허리 통증 환자에서도 NGF 수치는 질환의 정도나 약물 효과와 상관 관계가 높고, 실제 임상 효과도 증명되었다. Tanezumab은 NGF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로, NGF가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만성 통증 감소에 효과를 보인다, 현재 화이자사에서 Tabezumab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임상 3상 연구가 진행중이다. [6]
기타 Biomarker 후보들
위에 소개한 워크숍에서 통증 biomarker로 사용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연구 대상이 몇 가지 더 언급되었다.
Quantitative sensory testing (QST) : 정량적 감각 검사법
Genetic variations : 유전자 다양성
RNA sequencing : RNA 염기 서열 분석
Machine learning to decode facial expressions : 안면 표정 분석 머신러닝
Proton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MRS) : 양성자 자기 공명 스펙트럼 분석
이 워크숍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알려진 여러 통증 biomarker들이 그 유용성에서 가능성과 잠재성은 있지만 한 가지 biomarker 만으로 모든 통증 현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있다고 하였다. 더욱 효과적인 통증 분석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biomarker들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두 개 이상의 biomarker를 혼합하여 (suite of biomarkers) 상호보완적으로 응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러 biomarker를 혼합하여 사용함으로써 만성 통증을 일으키는 기전을 이해하게 되고, 어떤 사람이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될지 예측하고, 특정 약물에 더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통증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3편의 글을 통해, 매우 생소한 개념인 통증 biomarker에 대한 소개와, 이 분야 연구의 현주소를 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NIH 등 주요 연구 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여러 과학자들이 협업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니, 앞으로 통증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표현하며, 통증 치료와 조절에 큰 도움이 되는 훌륭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1] NIH Workshop: Discovery and Validation of Biomarkers. 2018 https://www.ninds.nih.gov/News-Events/Events-Proceedings/Events/NIH-Workshop-Discovery-and-Validation-Biomarkers
[2] Discovery of Biomarkers to Develop Transformational Non-Opioid Therapeutics for Pain, 2018 https://videocast.nih.gov/summary.asp?Live=28510&bhcp=1
[3] Pain Research Leaders Convene to Chart a Path to Pain Biomarkers. 2019 https://www.painresearchforum.org/news/114200-pain-research-leaders-convene-chart-path-pain-biomarkers
[4] Alexandre, C., Latremoliere, A., Ferreira, A. et al. Decreased alertness due to sleep loss increases pain sensitivity in mice. Nat Med 23, 768–774 (2017).
[5] Davis, K.D., Aghaeepour, N., Ahn, A.H. et al. Discovery and validation of biomarkers to aid the development of safe and effective pain therapeutic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Nat Rev Neurol 16, 381–400 (2020).
[6] Gimbel JS, Kivitz AJ, Bramson C, et al. Long-term safety and effectiveness of tanezumab as treatment for chronic low back pain. Pain. 2014 Sep;155(9):1793-1801
그림 1,2 Alexandre, C., Latremoliere, A., Ferreira, A. et al. Decreased alertness due to sleep loss increases pain sensitivity in mice. Nat Med 23, 768–774 (2017).
그림 3 Mackey S, Greely HT, Martucci KT. Neuroimaging-based pain biomarkers: definitions, clinical and research applications, and evaluation frameworks to achieve personalized pain medicine. Pain Rep. 2019;4(4):e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