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닷 기술과 디스플레이

화학 2020년 06월 29일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13.1조원 규모의 QD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TV 등의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Liquid Crystal Display)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QD란 Quantum Dot(양자점)의 약자로, 지름이 2~10나노미터에 불과한 아주 작은 무기반도체 입자를 말한다. 퀀텀닷은 다른 부피가 큰 반도체 결정들에 비해 점(dot)이라고 여길 수 있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QD는 특이한 전기적, 광학적 성질을 지니는데, 일반적으로 부피가 큰 반도체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고유한 에너지 간격(띠틈)을 가지고, 이 간격의 크기에 따라 특정한 파장의 빛을 흡수 또는 방출한다. 그러나 QD의 경우에는 그 크기에 따라 흡수 또는 방출에서의 파장이 달라진다. QD의 크기가 클수록 긴 파장, 작을수록 짧은 파장의 빛을 방출할 수 있어, 입자의 화학적 특성이 아닌 단지 크기만을 조절하여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림 1: QD의 기본 구조와 코어 크기에 따른 방출 색

기본적인 QD의 구조는 그림과 같이 발광을 담당하는 '코어'와 코어 표면을 덮어 발광 효율과 수명을 유지하는 '쉘', 그리고 쉘과 함께 코어를 보호하고 서로 뭉치지 않도록 하는 고분자 외부 코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크기에 의존하는 QD의 흡수 및 발광 특성은 엑시톤의 양자구속 효과(Quantum Confinement effect) 때문에 생겨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부피가 큰 다른 반도체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현상이다.

그림 2: 화학 발광의 원리

QD의 기본적인 발광 원리는 화학 발광의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높은 에너지 레벨에서 낮은 에너지 레벨로 광자가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방출하는 것이 그 원리이다. 낮은 에너지 레벨로 돌아온 광자는 에너지를 받으면 다시 높은 에너지 레벨로 올라가 빛을 방출할 수 있게 된다.
띠구조 이론에 따르면 단일 원자에서는 하나의 명확한 에너지 준위가 존재하지만, 같은 원소의 원자가 여러 개 모이게 되면 동일한 준위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일정한 에너지 폭을 갖는 두 개의 띠가 형성된다. 실제로 이 이론에 따라서 도체와 부도체를 구분하기도 하고, 두 띠 사이의 에너지 간격을 조절하여 반도체를 만들어 전자기기에 활용하게 된다.
QD에서도 띠구조 이론과 유사한 이론인 양자구속 효과가 존재한다. 일반적인 부피가 큰 물체들은 여러 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물체이므로 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단위 부피당 및 단위 에너지당 양자역학적 상태의 수인 상태 밀도도 비례하여 증가한다. 그런데 차원을 줄여나갈수록 에너지의 증가에 따라 상태밀도가 이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마치 띠구조 이론에서 원자 하나에서의 전자 전이와 유사하게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점 수준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부각된다. 실제 물체의 크기가 점점 작아져 점에 가까워질수록 띠 사이의 간격이 넓어짐에 따라 더 이산적인 특징을 띠게 된다.

그림 3: 반도체의 크기 감소에 따른 에너지 띠 간격의 증가

반도체에서 빛의 흡수는 원자가띠에서 전도띠로 전자를 들뜨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전자가 들뜨게 되면 양의 전하를 띠는 양공을 남기게 되는데 전자와 양공을 묶어서 엑시톤이라고 부른다. 엑시톤이 재결합하여 전자가 바닥 상태로 되돌아오면 엑시톤의 에너지는 빛으로서 방출된다. 이러한 모델에서 광자가 방출할 에너지인 HOMO(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와 LUMO(Lowest Unoccupied Molecular Orbital) 사이의 에너지 간격을 양공과 들뜬 전자 사이의 구속 에너지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구속효과는 QD의 크기가 전자와 양공 사이 거리로 정의되는 엑시톤 보어 반지름보다 작을 때 발생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에너지 틈이 너무 작아서 전자 양공 쌍이 하나의 물질처럼 행동하는 반면, 엑시톤 보어 반지름보다 작은 경우에는 각각이 따로 행동함으로서 분리된 궤도 사이의 전자의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제약조건 때문에 부피에 따른 에너지 간격의 조절이 가능하게 된다. QD의 반지름이 커지면 양자 구속 효과가 발생하기 위해 엑시톤 보어 반지름 역시 커져야 하고 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구속 에너지는 작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4: QD와 OLED의 삼원색 순도 비교

이러한 QD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각광받는 소재로서 가치가 높다.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하는 발광물질은 수많은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이라 방출하는 에너지가 특정한 값이 아닌 특정한 범위를 이룬다. 가령 630nm로 빨간색을 발하는 발광물질이라고 해도 주요 발광색이 630nm일 뿐, 실제 방출하는 빛의 파장은 정확히 630nm가 아닌 이보다 넓은 범위인 것이다. 하지만 단 몇 개의 원자만으로 이루어진 QD는 에너지띠 아닌 특정한 값의 에너지 준위로 표현되거나 아주 작은 영역의 에너지띠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의도한 파장에 가까운 빛을 집중적으로 방출하고, 그 외의 빛은 적게 방출함으로써 다른 디스플레이의 발광물질보다 더 원색에 가까운 빛을 발할 수 있다. 즉, 진정한 삼원색을 가장 근접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순도 높은 색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TV, 모니터,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에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때 이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기에 QD는 디스플레이 관련 산업에서 각광받고 있다.


참고문헌

[1] 배옥진 & 성현희. (2019, 10월 10일). 삼성,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1조원 투자…"대형 디스플레이 패러다임 주도". 전자신문.
[2] Oxtoby, David W. 등. (2014). 옥스토비의 일반화학 제7판 (화학교재연구회 역)
[3] Harris, D. C. (2016). Quantitative chemical analysis (9th ed).
[4] 이상훈. (2018). CdSe 양자점 합성 및 분석법 교육
[5] D. Sumanth Kumar, B. Jai Kumar, H. M. Mahesh. (22 June, 2018). Quantum Nanostructures (QDs): An Overview. (Synthesis of Inorganic Nanomaterials, 2018 - Elsevier. Pages 59-88)
[6] https://pid.samsungdisplay.com/ko/learning-center/white-papers/quantum-dot-technology

김민준

하나고등학교 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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