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qPCR을 이용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여부 판정
요즈음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 판데믹으로 인하여 전세계가 비상상황에 빠져있다. 바이러스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이 감염자를 격리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상이 있는 사람이 감염자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구분해 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럼 이 사람이 감염자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분할까? 단순히 열과 기침의 여부로만 판단하기에는 열과 기침은 거의 모든 바이러스 감염, 또는 세균 감염 등에서 나타나는 공통 증상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어떤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법 중 하나인 RT-qPCR을 소개해보려한다.
PCR이란?
RT-qPCR은 그 기본원리를 중합효소 연쇄 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이하 PCR이라 칭함)에 두고 있기에 PCR의 원리부터 설명하려 한다. PCR이라는 단어는 범죄 수사 관련 드라마나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보통 현장에서 머리카락이나 타액 등, DNA가 포함되어 있는 물질을 통해 범인을 추려낼때 사용된다고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범인을 추려내는 것일까?, 인간은 모두 제각기 다른 염기서열은 각기 다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의 키, 피부색, 팔의 길이 등 자신과 다른 요소는 매우 많은데 이는 유전자, 즉 DNA의 염기서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범죄현장에서 DNA의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범인을 색출한다. 하지만 보통 머리카락이나 타액, 혈흔에 있는 DNA로 범인을 색출하기에는 그 DNA의 양이 너무 적다. 따라서 해당 DNA의 양을 증폭시켜야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PCR이라는 기술이 등장한다. PCR은 바로 소량의 DNA로 부터 해당 DNA를 복제하여 그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는 생명공학 기술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DNA의 복제는 헬리케이스라는 효소로 인해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단일가닥으로 풀어지면서 시작하지만 PCR의 경우 열처리를 하여 DNA의 두 가닥을 붙잡고 있는 수소결합을 파괴시킨다. 이 과정을 DNA 변성 (Denaturation step)이라 하고 주로 90 ~ 96\(\degree{C}\)에서 진행된다. 이 후 두가닥으로 떨어진 DNA가 있는 Test tube를 약 55\(\degree{C}\)로 낮추어 Test tube 안의 프라이머가 해당 DNA에 상보적으로 붙게한다(프라이머 결합, Primer annealing). 프라이머가 붙게되면 해당 가닥은 신장해주는 일만 하면 된다. 이를 DNA 합성 단계(Extension step)이라 하고 보통 72\(\degree{C}\)로 온도를 높혀 진행한다. 통합과학, 또는 그 이상을 배웠더라면 효소는 그 활성이 극대화되는 특이적인 온도가 있다고 배웠을 것이고 당연히 우리 몸의 효소는 37\(\degree{C}\)근처에서 활동량이 극대화 될 것이다. 우리 몸에서 DNA를 합성하는 효소인 DNA 합성효소 (DNA polymerase, DNA pol) 역시 이 온도에서 가장 합성을 잘 할텐데 왜 온도를 높혀 주는 것일까? 첫 번째 단계를 보면 온도를 90 ~ 96\(\degree{C}\)까지 올려주었기 때문에 만약 우리 몸에서 사용되는 효소를 Test tube에 함께 넣었을 경우 다 변성되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중합효소를 사용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온천 같이 높은 온도에서 서식하는 원핵생물인 Thermas aquatics에서 추출한 Taq 중합효소를 이용한다. 이 전체 과정을 하나의 순환(Cycle)이라 하고 순환을 한 번 할때 마다 2의 제곱씩, n번 순환하면 \(\text{2}^{n}\)개의 DNA의 복제본이 생성된다.
RT-PCR 이란?
방금 공부했던 PCR앞에 RT라는 문자가 붙었다. RT는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ase)의 약자로 RT-PCR은 원하는 RNA를 DNA로 역전사 한 후 PCR을 하는 기술이다. 모두 알다 싶이 DNA는 그 길이가 매우 길다. 이 긴 염기서열의 배열은 일반적으로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인코딩하고 있는 "엑손"이라는 부분과 아무 기능을 하지 않는(아직 그 기능을 못찾아 낸 것 일수도 있지만 일단 밝혀지지 않았으니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는 부분이라 하겠다.) "인트론"이라는 부분이 있다. 진핵세포에서는 DNA에서 전사된 mRNA는 가공과정을 거쳐 인트론이 잘려나가고, 3'에는 여러개의 A(아데닌)이 붙어 3' poly-A tail이 형성되고(폴리아데닐화, 3' polyadenlyation) 5'에는 캡이 형성된다(5' capping). 여기서 주목해야 할점은 두 가지이다. 바로 유전자 발현에 필요없는 부분이 잘려져 나갔다는 것, 가공된 mRNA가 3'과 5'에 특정한 염기서열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PCR을 이용하면 특정 DNA 염기서열의 존재 유무만 확인된다. 하지만 RT-PCR을 사용되면 단백질을 발현하기 위한 가공된 RNA를 사용함으로서 세포가 특정 단백질/mRNA를 발현하고 있는지가 확인된다.
RT-PCR을 진행하는 방법은 위의 PCR을 하기 전 간단하게 몇가자 과정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단순히 복제되기를 원하는 RNA 조각이 있으면 해당 RNA 조각을 역전사 효소를 이용하여 DNA로 만들기만 하면 그 후는 위 PCR 과정과 동일하기 때문에 복잡하지는 않다. 참고로 RNA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는, 역전사 효소를 통해 만들어지는 DNA를 상보적인 DNA, cDNA(complementary DNA)라고 한다.

RT-qPCR / Real time RT-PCR 이란?
RT-qPCR이라 하면 무슨 기법을 RT-PCR에 추가한 것이지?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을테지만,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인 Real time RT-PCR을 사용하면 그 단어에서 의미를 조금이나마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Real time이 말해주는 것처럼 RT-qPCR / Real time RT-PCR (이하 RT-qPCR로 칭함)은 RT-PCR의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면서 RT-PCR을 진행하는 기술이다(참고로 qPCR에서의 q는 "Quantitative의의 약어이다). 이는 기존의 RT-PCR 또는 PCR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되었는데, RT-PCR과 PCR 실험에서 사용되는 DNA는 너무 작아 그 결과를 실험이 진행되면서 육안으로 파악할 수 없다고 이에 따라 RT-qPCR과 PCR은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실험들을 추가적으로 진행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렇게 말하니 RT-qPCR이 마치 DNA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처럼 문맥이 되어버렸지만 RT-qPCR의 원리는 RT-PCR와 그 기본원리는 같다.
그럼 어떻게 눈의 보이지 않는 DNA들의 증폭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일까? DNA를 직접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DNA와 결합하는 형광물질이 방출하는 빛의 밝기를 이용한여 DNA의 양을 간접적으로 관찰한다. DNA합성 단계에서 DNA 사이사이에 인터칼레이터 형광물질(인터칼레이터 : 물질 사이사이에 끼어드는 물체)을 삽입하면 DNA가 그 양에 따라 방출하는 빛의 세기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인터칼레이터만을 이용하면 불필요한, 즉 실험에서 보고 싶지 않은 DNA에도 붙어 그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DNA가 제대로 복제되었는지 확인이 애매하다. 이에 따라 DNA 탐침 (DNA probe)이라는 기술을 하나 추가한다.
DNA 탐침은 복제하기를 원하는 염기서열 부위에 상보적인 짧은 단일가닥의 폴리뉴클레오타이드이다. 탐침의 한쪽에는 형광물질을 내는 물체가, 다른 쪽에는 소광제(이하 Quencher라고 칭함)라 하는 형광물질이 내는 빛을 흡수하는 물체가 있다. 탐침은 평소 Quencher으로 인하여 형광물질이 빛을 계속 내어도 우리 눈에는 빛을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탐침은 복제하기를 희망하는, 수소결합이 끊어진 DNA의 단일가닥에 먼저 붙는다. DNA 합성 단계에서 DNA 합성효소는 염기서열을 따라가면서 탐침을 분해하는 동시에(DNA 합성효소 자체에 핵산 가수분해 효소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염기서열을 상보적인 가닥을 따라 배치한다. 이렇게 탐침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Quencher와 형광물질은 따로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형광물질은 Quencher와 떨어지면서 형광물질이 더 이상 Quencher의 억제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제 빛을 발휘한다.

제 빛을 발휘하는 형광물질은 그 양이 많아질 수록 밝기가 밝아지기에 밝기에 따라 DNA의 양이 어떻게 되는지 기계를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원하는 DNA가 잘 복제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왜 RT-qPCR을 이용할까?
왜 굳이 PCR을 이용하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사할 때는 RT-PCR을 이용할까? 그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전물질을 RNA로 택한데에 있다. 바이러스는 두 가지의 유전물질, DNA와 RNA 둘 중 하나를 이용하는데 RNA 바이러스의 경우 자신의 RNA를 숙주세포에 주입하여 역전사과정을 거쳐 숙주세포의 DNA에 자신의 RNA로 만든 cDNA를 끼워넣는다. 물론 숙주세포의 방어기작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런 방어기작을 물리치고 성공적으로 cDNA를 끼워넣는다면 숙주세포는 해당 cDNA 유전자를 발현해 바이러스에 사용되는 단백질들을 복제하여 조립하고 세포 밖으로 방출하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RNA 바이러스이기에 초반에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게 주입하는 RNA가 우리 몸의 세포 안에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게 되면 확진의 여부 역시 판단하게 될 수 있다. 보통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기관지 세포도 감염 시키기에 코 속으로 긴 면봉을 집어 넣어 샘플을 채취한다. 그 후 세포 내부의 RNA를 갖기 위해 단백질, 지방 등 다른 물질들을 제거 하고 RT-qPCR을 진행한다. 사실 이렇게 보면 RT-PCR을 해도 확진의 여부는 정확하게 나올 것이다. 하지만 RT-PCR은 그 결과를 바로 알 수 없는데에다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을, 확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3시간 이내로 검사결과가 나오는 RT-qPCR을 진행하는 것이다.
출처
[Fig 1] Enzoklop / CC BY-SA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Fig 2] Lokeshthimmana / CC BY-SA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Fig 3] Jonathanwyatt16 / CC BY-SA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Fig 4] User:Braindamaged / Public domain
[Fig 5] https://www.scientificanimations.com / CC BY-SA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
[1] "How is the COVID-19 Virus Detected using Real Time RT-PCR?","IAEA", last modified Mar 27. 2020, accessed Apr 30. 2020, https://www.iaea.org/newscenter/news/how-is-the-covid-19-virus-detected-using-real-time-rt-pcr
[2]by Lisa A. Urry, Michael L. Cain, Steven A. Wasserman , Peter V. Minorsky , Jane B. Reece (2017). 캠벨 생명과학 10판 : 바이오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