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와 학습 효과 사이의 관계

심리학 2021년 05월 30일

음악은 우리의 삶에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길을 걸을 때면 여기저기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스트레스를 음악 듣기를 통해 푸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 음악은 혈압과 심장박동수를 낮추고 지구력을 향상시켜주기도 한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필자 또한 음악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음악 활동을 취미로 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를 할 때도 음악을 자주 듣곤 하는데, 중학교 때 이로 인해 부모님께 혼난 적도 있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다. 그 뒤로 음악과 학습 효과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찾아보았다.

음악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악이 공부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이유는, 우리의 인지 능력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지 능력은 모든 자극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기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기는 일부 자극에 대해서만 주의를 기울이고 나머지 자극들에 대해서는 처리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공부를 할 때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바로 작업 기억(working memory)으로, 작업 기억이란 다른 감각 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머리 속에 잠시 잡아 뒀다가 기억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업 기억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의 조작이 가능하며, 집중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는 작업 기억의 용량은 7개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해야 할 공부 이외에 음악을 듣는 것 또한 이 작업 기억에 포함된다면 7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업 기억의 용량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므로, 공부의 능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그림1.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의 역할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작업 기억은 언어와 관련되어 있는 "음운 루프(phonological loop)", 시각적 이미지와 관련되어 있는 "시공간 잡기장(visuospatial sketchpad)"의 하위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면 글자의 형태는 시공간 잡기장에서 담당하지만, 그 글자가 가지고 있는 내용은 음운 루프에서 담당한다. 작업 기억의 두 하위 조직들의 특징은 서로의 용량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시공간 잡기장에서 담당하는 일인 그림 그리기와 음운 루프에서 담당하는 일인 음악 듣기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 독립적인 일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는다면 글자는 잘 읽히겠지만 그 글의 내용은 잘 해석되지 않을 것이다. 글의 내용의 해석과 음악 듣기 모두 음운 루프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의 해석은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노래에 가사가 없다면 어떨까?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을 때에는 음운 루프에서 처리되지 않으므로 공부와 충돌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공부를 하는 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음악은 공부에 도움이 된다?

1993년 Nature에 발표된 연구 중 Rauscher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IQ가 좋아진다는 놀라운 결과가 있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10분 동안 들려준 집단, 10분 동안 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해 준 집단, 10분 동안 아무런 소리를 들려주지 않은 집단 중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준 집단에서 공간추리력에 해당하는 문제들에 대해 높은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이 효과는 약 15분 동안만 지속되고 그 이후에는 다시 원상복귀되었다. 비록 일시적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은 공간추리력을 상승시켜준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 효과를 "모차르트 효과"라고 불렀다. 이후 다른 연구자들은 모차르트 효과는 꼭 모차르트의 음악 뿐만 아니라 슈베르트의 음악, 또는 현대 뉴에이지 장르를 들려줌을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15분 동안만 지속되는 효과를 가지고 음악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모차르트 효과를 신뢰하지 않고, 모차르트 음악을 듣기만 해도 똑똑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음악의 좋은 영향 중 하나인 기분을 좋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음악을 통해 우리의 내적 각성 수준을 높이고 기분을 좋게 해 주어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Yerkes-Dodson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우리가 중간 정도의 각성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우리는 매우 좋은 수행을 보이지만 이보다 낮거나 높으면 수행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공부를 하며 적절한 음악을 듣는다면 적당한 각성 수준을 유지하게 해 주고, 우리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어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말은, 음악의 장르에 따라 학업의 수행 능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클래식 장르가 다른 장르에 비해 학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아직 잘 모른다

필자도 명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 중학교 때부터 여러 연구들을 찾아보았지만, 음악이 공부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지 되지 않는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닌 아직 아무도 확실히 밝혀내지 못한 문제이다. 심리학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우리가 결정하기에 달린 것이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 음악을 들으면 더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 들으면 되는 것이고, 듣다 보니 잘 안되는 것 같으면 이어폰을 빼면 되는 것이다. 원하는 답을 명확하게 얻지는 못했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한다.

참고 문헌

[1] 최훈. (2019, July 8).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해도 될까요? [Online]. Available: http://www.min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76

[2] 이성규. (2020, March 13). 음악이 정말 학습 효과를 높일까 [Online]. Available: https://www.sciencetimes.co.kr/news/음악이-정말-학습-효과를-높일까/

그림1: http://mynextbrain.com/blog/?p=1758

고원우

하나고등학교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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